하비 메이슨은 멀리는 헤드헌터부터 가까이는 포플레이의 멤버로서 퓨전/스무드 재즈 분야에서 주로 활동해왔다. 그리고 그의 솔로 앨범들 역시 이러한 퓨전/스무드의 영역을 벋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약 10년여 만에 새롭게 발매한 이번 솔로 앨범은 뜻밖에도 전통적인 어쿠스틱 피아노 트리오 연주를 담고 있어서 놀랍다. 그것도 고정된 멤버가 아닌 이 시대를 대표할만한 다양한 신구 피아노 연주자들을 대거 초빙하여 연주했기에 그 의외성은 더 증폭된다. 밥 제임스, 래리 칼튼 같은 동료 연주자들이 지난해 어쿠스틱 트리오나 블루스 등 보다 더 원류적인 연주를 들려주었던 것에 자극을 받았던 것일까? 사실 하비 메이슨 역시 퓨전/스무드 재즈 연주를 하기 이전에 전통적인 재즈를 연주했었기 때문에 이를 두고 변신이라 하기에는 곤란할 것 같다.
아무튼 앨범 타이틀처럼 하비 메이슨은 이 앨범을 위해 자신의 모든 인맥을 다 동원했다. 칙 코리아를 필두로 케니 베이런, 프레드 허쉬, 몽티 알렉산더, 밥 제임스 그리고 브래드 멜다우까지 총 11명의 피아노 연주자들이 하비 메이슨의 호출을 받아 한 곡씩 연주를 해주었다. 그럼에도 앨범은 복잡한 모음집의 성격을 보이지 않고 일관된 흐름을 보여준다. 분명 각 곡들은 연주자에 따라 다양한 색을 보이고 있지만 결코 모나거나 튀는 법이 없다. 이러한 정리는 바로 다양한 변화 속에서도 일관된 자기 흐름을 유지하는 하비 메이슨의 드럼 때문이라 하겠다. 어쨌건 하비 메이슨이 내린 의외의 결심 때문에 우리는 “100개의 황금 손가락”이상으로 호화스러운 앨범을 만나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