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안 리브스는 현재 흑인 재즈 보컬의 전통을 잇는 대표적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실제 그녀의 최근 앨범들은 이러한 평가에 어울리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이번 앨범에서 그녀는 좀 다른 모습을 보인다. 모타운 시대의 R&B 히트곡들을 기타 중심으로 퓨전, 혹은 팝화된 사운드를 배경으로 노래한다. 사실 그녀의 활동이 퓨전적인 사운드에서 출발했던 만큼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다. 더구나 조지 듀크가 앨범의 제작을 담당했다는 사실은 이번 앨범의 사운드를 이해하게 한다. 또한 템테이션의 ‘Just My Imagination’, 미니 리퍼톤의 ‘Lovin’ You’등을 노래하는 다이안 리브스의 노래 실력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노래에 맞추어 힘을 뺐지만 여전히 깊이를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상기했다시피 그녀가 재즈 보컬의 전통 계승자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런 변화가 아쉽다. 혹시 가벼움과 팝적인 맛이 지배하는 현 재즈 보컬의 흐름을 어쩔 수 없이 따른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앨범을 들으면서 달콤하다, 좋다 느끼게 되면서도 평가에 유보적이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When You Know – Dianne Reeves (Blue Note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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