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프라이드의 음악은 사실 단순하다. 한 사람이 기타를 연주하고 한 사람은 노래한다. 그리고 간혹 타악기 연주자가 게스트로 참여한다. 그나마 이번 앨범은 타악기 연주자도 등장하지 않아 더욱 단순해졌다. 이렇게 사운드가 단순하니 앨범 한 장만 들으면 이들의 음악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나는 이들의 음악이 뻔하다고 느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분명 단순한 형식이지만 이들은 언제나 신선한 감수성을 매 곡에 불어 넣는다. 이들이 자작곡보다 잘 알려진 스탠더드 재즈, 팝 명곡을 노래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정말 이들은 레퍼토리 선택과 편곡에 있어서 탁월한 혜안을 지녔다고 말하고 싶다. 앨범에 담긴 스티비 원더, 카펜터즈, 스팅, 피터 프램튼 의 해석을 들어보라. 절묘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편곡으로 완전히 자신들에 잘 어울리는 스타일로 바꾸어 놓지 않았던가? 게다가 흑인적인 감수성과 힘을 부드럽게 표현하는 시호의 보컬은 들을수록 매력적이다. 그녀가 한참 스티비 원더의 Part Time Lover를 통통 튀듯이 노래하다가 이어서 카펜터즈의 “We’ve Only Just Begun”을 그윽하게 노래하는 것을 듣는 것은 상당한 행복이다. 어쩌면 이전 앨범들에 비해 변화가 크지 않아 한번씩 불렀던 노래를 다시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이 그런 익숙함으로만 이해하기 어려운 이들만의 연금술은 어느새 이들의 새로운 노래를 기대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