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초 발매되었던 제이미 컬럼의 앨범이 보너스 트랙 4곡이 추가된 특별판 형태로 새롭게 발매되었다. 사실 필자는 제이미 컬럼의 새 앨범이 국내에 소개되었을 때 노라 존스만큼 재즈 밖의 감상자들에게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리라 예상했었다. 그것은 비단 영국에서 백만 장이 넘는 판매량을 보였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었다. 다소 반항기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재즈를 롹 음악처럼 노래하는 그의 모습에서 바로 지금 이 시대의 젊은 감수성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국내에서의 반응은 아주 나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기대보다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빗나간 예상에도 불구하고 그가 재즈에 대중적인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삽입하여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에 대한 평가는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노골적으로 “팝스타가 되고 싶다”고-그의 첫 앨범 <Pointless Nostalgia>에 수록되었던 자작곡- 선언한 그의 음악이 진지하지 않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는 오랫동안 재즈가 예술적인 측면과 대중적 측면을 동시에 지닌 음악임을 잊었던 것은 아닐까? 제이미 컬럼은 바로 이 시점에서 잊혀진 대중적 요소를 상기시킨다. 게다가 그의 음악을 마냥 팔기 위한 음악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가 지닌 장점을 잘 알고 있으며 전통적 재즈에 대한 깊은 경외심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수록곡들은 대중적이지만 흘러가는 유행가처럼 일회적이지 않다.
이번에 새롭게 발매된 특별 판에는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2>의 수록곡 “Everlasting Love”를 비롯한 3곡의 새로운 트랙과 첫 앨범에서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던 라디오헤드의 히트곡“High & Dry”의 실황버전이 담겨있다. 그래서 보다 더 대중적으로 다가가고 있는 앨범이 되었다. 이 특별 판으로 제이미 컬럼은 다시 한국의 재즈 애호가들에게 평가를 받으려 하고 있다. 현재 그가 그래미 재즈 보컬 부분 후보에 올라 있으니 적어도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