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nstile: Music Of The Trumpet Kings – Harry Allen and Randy Sandke (Nagel Heyer 2007)

트럼펫 연주자 랜디 산드케와 색소폰 연주자 해리 알렌은 모두 재즈의 과거로 시선을 돌린 연주자들로 함께 많은 앨범들을 녹음해왔다. 그 중 이 두 연주자의 가장 최신 앨범은 상당히 야심차고 거창한 기획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재즈 트럼펫의 거장을 하나씩 음악에 불러보자는 것이다. 그 의도만 본다면 트럼펫 연주자 아르투로 산도발의 2003년도 앨범 <Trumpet Evolution>을 연상시키는데 실제로는 98년에 녹음된 이 앨범이 앞선다. 아무튼 리아스 빅밴드를 대동하고 랜디 산드케와 해리 알렌은 루이 암스트롱부터 빅스 바이더벡, 로이 엘드리지, 쿠티 윌리엄스, 디지 길레스피, 마일스 데이비스, 쳇 베이커, 클리포드 브라운 등의 트럼펫 연주자의 흔적을 차근차근 추적해 나간다. 그리고 그 대가들의 재현은 아하! 하고 탄성을 지를 정도로 대가들의 핵심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앨범은 트럼펫의 역사를 구체적으로 이해시킬 뿐 아니라 그에 따른 재즈의 사조사를 생각하게 해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랜디 산드케가 일종의 카피(Copy) 연주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빅밴드의 유려한 활용을 통해 선배를 추억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간 현재성을 표현한다. 트럼펫 연주자라면 한번쯤 꿈꾸었을 일을 멋지게 실현한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