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66을 이끌며 6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 인기를 얻었던 세르지오 멘데스. 그의 음악은 라틴 재즈라 하기에는 가볍고 일반 팝이라 하기에는 평범하지 않았다. 그래서 재즈와 일반 팝 음악 애호가들 모두에게서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아마 브라질 출신으로 미국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은 인물이 바로 세르지오 멘데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그의 히트 곡이라 할 수 있는 “Mas Que Nada”와 “Never Gonna Let You Go”는 세르지오 멘데스의 음악이 지닌 왼쪽과 오른쪽을 대변한다 하겠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과 함께 그는 재즈와 팝 모두 대중으로부터 멀어지게 되었는데 사라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듯 새 앨범을 들고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다. 그런데 새로운 곡이 아니라 좋은 곡은 시대가 지나도 변함이 없음을 말하려는 듯 이전 그의 대표곡들을 새로운 사운드로 포장했다. 그리고 그 새로운 포장은 단지 원곡의 낡은 느낌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장르와 결합하여 다른 무엇으로 만들어 내려 했다는 점에서 특이하게 다가온다.
세르지오 멘데스가 자신의 음악에 젊음을 부여하기 위해 도입한 장르는 다름아닌 R&B와 힙합이다. R&B야 원래 그의 음악에 어느 정도 비추어진 것이었기에 이해가 가지만 힙합이 등장한다는 것은 정말 의외다. 이런 새로운 장르의 도입을 위해 그 역시 산타나, Earth Wind & Fire가 그러했던 것처럼 스스로 해결하기 보다 최근의 유행처럼 많은 게스트의 힘을 빌었다. 실제 앨범을 들어보면 게스트의 면모가 정말 화려하다. 블랙 아이드 피스를 시작으로, 스티비 원더, 저스틴 팀버레이크, 존 레전드, 에리카 바두 등 이 시대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래서 앨범은 상당히 화려하고 대중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많은 게스트의 출연과 힙합 등의 도입은 결국 새로운 음악을 향한 열정보다는 다시 한번 대중의 관심을 받고 싶은, 상업적인 성공을 얻고 싶은 욕망이 우선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