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Lines – Andrew Hill (Blue Note 2006)

ah앤드류 힐은 1960년대 블루 노트 레이블의 여러 연주자들 가운데 아주 독특한 음악을 들려주었던 인물로 기억된다. 그의 음악은 60년대에 머무르지 않는 진보적인 것이었는데 그렇다고 그의 음악이 프리 재즈에 속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추구했던 텔로니어스 몽크처럼 그 역시 색다른 진행의 피아니즘을 추구했을 뿐이다. 그러했기에 그의 재즈는 감상 가능한 음악으로 크지 않지만 꾸준한 관심을 받아 왔다.

이런 그가 68세의 나이에 그의 고향과도 같은 블루 노트로 다시 돌아왔다. 70년대부터 몇 해 전까지 그는 스티플 체이스, 소울 노트 같은 몇몇 유럽의 독립 레이블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이것은 60년대 말 이후 미국에서 재즈를 하기 어려워진 이후 유럽으로 많은 연주자들이 건너갔던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었다. 아무튼 이제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Time Lines>이라는 의미 심장한 새로운 앨범을 발표했다. 그리고 앨범은 여전히 기존의 상식을 넘어선 젊고 신선한,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관조의 경지에 다다른 음악을 들려준다. 정말 누가 이 에너지 넘치는 음악을 들으며 피아노 연주자가 암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여전히 그의 피아노는 아직 불모의 상태로 남아 있는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려는 듯 긴장으로 가득 차 있으며 여기에 빈번하게 사용된 변박들은 사운드의 뒤틀림을 보다 더 확장시키고 있다. 전진 운동을 진동 운동으로 바꾼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그의 음악은 결코 난수표처럼 어지러이 풀어졌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뒤뚱거리는 듯한 생경한 질감 속에서도 모든 구성원들이 탄탄하게 일체가 된 연주를 펼친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특히 그렉 타디의 색소폰과 60년대 블루 노트 시절 이후 오랜만에 함께 연주하는 찰스 톨리비에의 트럼펫이 만들어 내는 관계는 상당히 탄탄하다. 특히 그렉 타디의 색소폰은 사운드의 정적인 면을 강조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운 톤으로 여백 많은 공간 속에 선연한 자기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다시 색소폰 트럼펫과 묘한 대위적 관계를 형성하는 앤드류 힐의 피아노는 전체 사운드를 차분하게 감싼다. 그러면서 통일된 추상화 하나가 완성이 되는데 비록 형체는 알아보기 어려운 그림이지만 신비로운 느낌만큼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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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힐은 1960년대 블루 노트 레이블의 여러 연주자들 가운데 아주 독특한 음악을 들려주었던 인물로 기억된다. 그의 음악은 60년대에 머무르지 않는 진보적인 것이었는데 그렇다고 그의 음악이 프리 재즈에 속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추구했던 텔로니어스 몽크처럼 그 역시 색다른 진행의 피아니즘을 추구했을 뿐이다. 그러했기에 그의...Time Lines – Andrew Hill (Blue Note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