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피아노 연주자 빌 찰랩이 이끄는 뉴욕 트리오는 다양한 스탠더드 곡들을 오밀조밀한 멜로디와 간결한 리듬, 그리고 복고적 향취를 섞어 연주해왔다. 그러던 중 아예 스탠더드 작곡가 별로 하나씩 정리를 해보겠다는 생각을 한 모양이다. 지난 2005년도 앨범 <Begin The Beguine>에서 콜 포터를 화두로 삼더니 이번 새 앨범에서는 리차드 로저스를 화두로 삼았다. 그래서 “My Funny Valentine”을 비롯한 작곡가의 대표 곡들을 연주했다. 이 곡들을 트리오는 몇 안 되는 피아노 솔로나 피아노가 더 강조된 솔로성 연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디엄 템포 이상의 빠르기로 해석한다. 그래서 스윙감 넘치는 발랄한 리듬과 산뜻한 피아노 솔로가 어우러진 사운드는 전성기 시절의 경쾌한 레드 갈란드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사실 나는 지난 콜 포터의 스탠더드 곡들을 연주했을 때도 그랬지만 트리오의 이런 방향이 마음에 든다. 그것은 단순히 빌 찰랩의 피아노가 이끄는 트리오가 아닌 세 연주자들이 모여 하나를 이룬 뉴욕 트리오만의 사운드를 만들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물론 처음에는 블루 노트에 소속된 빌 찰랩의 현실을 피해가기 위해 만들어낸 편법이기는 했다. 그러나 갈수록 뉴욕 트리오는 빌 찰랩 트리오와는 조금은 다른 사운드를 만들어 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Thou Swell – New York Trio (Venus 2007)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