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활동해온 한 연주자의 음악 이력을 70여분 남짓한 한 장의 CD에 정리한 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종류의 모음집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결정적’이라는 타이틀을 지닌 허비 행콕의 이번 앨범도 여기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이 앨범은 버브, 블루 노트, 소니, 워너 등을 가로지르는 선곡을 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Maiden Voyage’를 위시한 허비 행콕의 대표곡들과 <The New Standard>부터 <River>에 이르는 90년대 이후의 활동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을만하다. 2008년에서 바라 본 허비 행콕의 모습이랄까? 그래서 허비 행콕의 음악을 오랜 시간 접해온 마니아들이야 언제나 이런 모음집이 불만일 수밖에 없지만 그에게 접근을 시작한 감상자들에게는 나름 종합적인 조망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Then And Now: The Definitive Herbie Hancock – Herbie Hancock (Verve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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