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앨범 타이틀에 혼동하지 말자. 앨범 타이틀의 의미는 존 애버크롬비가 결성한 세 번째 퀄텟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그가 이끌고 있는 퀄텟의 세 번째 앨범을 의미한다. 사실 이 퀄텟을 이끌기 전까지 존 애버크롬비의 음악은 트리오를 배경으로 이루어졌었고 그 연주 또한 강력한 리듬을 기반으로 한 보다 직선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1999년 <Open Land>를 시작으로 현재의 퀄텟을 이끌게 되면서 존 애버크롬비의 기타는 보다 유연해지고 공간적이며 서정적인 색채를 띄었다. 나는 이런 변화가 무엇보다 퀄텟 멤버들 가운데 바이올린 연주자 마크 펠드만의 영향이라 생각한다. 클래식과 즉흥 연주를 넘나드는 바이올린 연주와 한 소리를 내게 되면서 저절로 부드럽고 회화적인 사운드의 세계에 빠졌던 것이다. 이것은 이번 앨범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전보다 훨씬 더 동그랗게 잘 다듬어진 사운드 안에서 그는 클래시컬한 바이올린의 매끄러운 진행과 호흡을 맞추며 힘을 안으로 감춘 섬세한 연주를 들려준다. 여기에 마크 존슨과 조이 베이런이 만들어 내는 탄탄한 리듬 또한 이 퀄텟이 7년 이상을 함께 하면서 진정한 그네들만의 호흡, 색채를 이룩했음을 실감하게 해준다.
The Third Quartet – John Abercrombie (ECM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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