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러드 질베르토는 색소폰 연주자 스탄 겟츠와 그녀의 남편 조앙 질베르토가 함께 했던 <Getz/Gilberto>(1963)에 참여하면서 노래를 시작했다. 그 전까지 그녀는 전문적인 음악 활동을 한 적이 없었다. <Getz/Gilberto> 앨범 녹음에도 남편의 동반자로 따라갔을 뿐이었다. 하지만 녹음 중에 영어 가사를 노래할 여성 보컬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우연히 그녀가 노래를 부르게 된 것인데 그것이 큰 인기를 얻게 되면서 전문적인 보컬의 길을 걷게 되었다. 사실 그녀의 노래는 성량이나 기교의 측면에서 보통의 재즈 보컬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전문성의 부족에서 만들어진 속삭이는 듯한 노래는 소녀처럼 상큼하고 청순한 이미지를 지녔다. 또한 그것은 커다란 굴곡보다는 물 흐르듯 자연스레 흘러가는 보사노바 리듬에 적합한 것이기도 했다.
1964년 스탄 겟츠와 함께 한 앨범의 성공에 힘 입어 그녀는 이듬해에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 두 번째 앨범에서도 그녀는 가벼운 보사노바 리듬과 스트링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영화의 주제 음악이었던 타이틀 곡을 비롯한 스탠더드 곡과 ‘Manhã de Carnival’로 유명한 브라질 출신의 루이스 본파를 비롯한 브라질 작곡가의 곡들을 단순 담백하게 노래했다. 그래서 때묻지 않은 순박한 소녀 같은 자신의 매력은 물론 한적한 여유를 지향하는 음악으로서의 보사노바의 매력을 드러낸다. 특히 이러한 청순함은 ‘O Ganso’같은 브라질 곡들에서 극대화 되어 나타났다. 하지만 ‘Who Can I Turn To’같은 스탠더드 곡에서의 불안한 진행은 아마추어 같은 순수함을 넘어 그녀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