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ost Chords Find Paolo Fresu – Carla Bley (WATT 2007)

cb

칼라 블레이와 파올로 프레주의 조합은 음악적 성향에 있어 그다지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 실제 파올로 프레주의 음악에는 일관되게 감상적 서정이 흐르는 반면 칼라 블레이는 미국의 교회 음악 등에서 얻은 음악적 아이디어에 익살과 해학적인 정서를 추구하면서 감상적 과잉을 거부하는 측면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와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색소폰 연주자 앤디 쉐퍼드의 적극적인 요구로 인해 파올로 프레주와 앨범을 녹음할 결심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언제나 자신의 필요에 따라 가능한 연주자를 기용해 온 칼라 블레이였던 만큼 파올로 프레주를 위한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기엔 마음이 따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앨범의 첫 곡에서 파올로 프레주의 존재감을 명쾌하게 부각시킨 이후 그녀는 원래 자신의 방식으로 돌아간다. 자신이 작곡자고 밴드의 리더인 만큼 파올로 프레주가 알아서 분위기를 맞추라는 식이다. 과거 앤디 쉐퍼드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파올로 프레주가 아주 효과적으로 칼라 블레이의 권태로울 정도의 느슨한 사운드에 대응한다는 것이다. 살짝 감정을 건조하게 한 뒤 침착하게 칼라 블레이의 음악 속을 유영하는데 가끔은 칼라 블레이 밴드 시절의 레스터 보위를 생각하게 할 정도로 매우 자연스럽다. 하지만 파올로 프레주는 파올로 프레주인 법. 비록 뮤트 트럼펫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의 참여로 인해 칼라 블레이의 이번 앨범은 이전에 비해 보다 촉촉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댓글

칼라 블레이와 파올로 프레주의 조합은 음악적 성향에 있어 그다지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 실제 파올로 프레주의 음악에는 일관되게 감상적 서정이 흐르는 반면 칼라 블레이는 미국의 교회 음악 등에서 얻은 음악적 아이디어에 익살과 해학적인 정서를 추구하면서 감상적 과잉을 거부하는 측면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The Lost Chords Find Paolo Fresu – Carla Bley (WATT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