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에 들어서도 새로운 앨범을 발표할 정도로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캐롤 킹 하면 이제 우리에게는 잊혀진 기억을 되살려주는 향수의 대상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나 역시 여전히 그녀의 1971년도 앨범 <Tapestry>의 성공이 캐롤 킹 하면 제일 먼저 떠 오른다. 그래서일까? 이번에 새로이 발매된 그녀의 공연 실황 앨범이 매우 반갑게 다가온다. “거실”이라는 타이틀로 미국 3개 도시에서 가진 공연을 담고 있는 이 앨범은 “It’s Too Late”, “I Feel The Earth Move”, “You’ve Got A Friend”등 우리가 알고 있는 캐롤 킹의 히트 곡들이 예의 그 정서로 빼곡하게 담겨 있다. 사실 캐롤 킹의 노래가 지닌 매력은 어떤 장르적 특성에 기인하기 보다는 평범한 삶들의 평범한 생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데 있었다. 그런데 이번 공연 실황을 들어보면 이런 매력은 시대의 흐름에도 결코 변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극도의 우울이나 쓸쓸함도 아니고 최상의 행복은 더 더욱 아닌, 그저 어쩌면 삶은 다 그렇게 양극의 정서가 섞여서 돌아가는 것이 아니겠냐는 식으로 노래하는데 이 일상의 정서가 상당한 감동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