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의 격렬함과는 다소 다른 평온함과 부드러움을 매력으로 1950년대 후반 브라질을 뒤흔들었던보사 노바는 현재 브라질을 벗어나 세계인들이 즐기는, 브라질 외의 음악에도 빈번하게 사용되는 세계적인 리듬, 아니 하나의 보편적 음악 장르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보사 노바의 열풍을 이끌었던 주요인물을 꼽으라 한다면 열에 아홉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을 언급할 것이다. 분명 조빔은 여러 보사 노바 작곡가들 가운데 유난히 빛이 났던 존재였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조빔은 작곡가로서 보사 노바의 세계화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정작 조빔을 비롯한 여러 보사 노바 작곡가들의 곡을 아름답게, 부드럽게 세계에 알렸던 인물은 조앙 질베르토였다.
기타 연주자 찰리 버드의 소개로 보사 노바의 매력에 빠졌던 스탄 겟츠가 그의 목소리에 매료되어 녹음했던 1962년 작 <Getz & Gilberto>에서 노래한 이후 그는 브라질의 인기 가수에서 세계적인 인기가수로 성장했다. 그리고 힘을 빼고 나지막이 부르는 듯한 그의 여유롭고 감미로운 창법과 사운드는 많은 음악인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그의 신비스럽기까지 한 목소리와 창법은 아직까지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전설로 남아 있다.
한편 스탄 겟츠와 함께 앨범을 녹음하면서 세계적인 지명도를 얻게 되었지만 1958년부터 스탄 겟츠와 앨범을 녹음하기 직전인 1961년까지 그는 이미 캐피톨 레이블을 통하여 녹음 활동을 했었다. 이 녹음은 모두 이미 완성된 형태를 지녔던 보사 노바의 초기 모습을 그대로 증명하는 고귀한 자료들로 오랜 시간이 지난 1990년 < Legendary Joao Gilberto:The Original Bossa Nova Recordings 1958-1961>라는 한 장의 앨범으로 정리되어 발매되었다. 이 앨범은 총 38곡이라는 방대한 수록곡에 놀라게 되는데 모두 보사 노바의 대표적 스탠더드 곡들이기에 보사 노바의 진면모를 이해하게 해준다. 특히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외에 로베르토 메네스칼, 월터 원덜리 같은 작각가들의 곡들도 대거 노래하고 있어 보사 노바 음악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해준다. 한편 목소리와 음악이 하나가 되는 듯한 조앙 질베르토의 노래는 지금 들어도 신선함과 편안함, 그리고 부드러움을 다시 느끼게 해준다. 정말 왜 그를 전설이라 부르는지 깨달을 수 있게 해주는 노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