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스 데이비스의 전설적인 퀸텟의 피아노 연주자로 이후 폴 체임버스, 필리 조 존스와 함께 트리오를 이루어 여러 연주자들이 함께 하고 싶어했던 연주를 펼쳤던 레드 갈란드. 두 장으로 나뉘어 발매된 이 앨범은 레드 갈란드가 1983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키스톤 코너에서의 공연 실황을 담고 있다. 레드 갈란드가 약 1년 뒤인 19844년 4월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마지막 녹음’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타이틀이 계속 유지될 지는 미지수다. 이 앨범에 담긴 공연 이후의 녹음도 발견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한 때 재즈 무대에서 은퇴했다가 1976년부터 활동을 시작한-그것도 키스톤 코너에서의 공연으로!- 말년의 레드 갈란드는 정해진 멤버 없이 혼자 활동하면서 젊은 시절 못지 않은 날렵한 리듬감과 산뜻한 멜로디적 감각을 꾸준히 보여주었다. 이 두 장의 앨범에서도 이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전통적인 재즈의 어법을 유지하며 쉽게 그리고 편하게 멜로디를 전개하고 동시에 베이스 드럼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며 열정적으로 연주를 이끌어 나간다. 따라서 죽음의 그림자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그저 영원할 것 같은 레드 갈란드의 싱싱함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마지막 녹음’이라는 타이틀이 낯설게 느껴진다.
The Last Recording I & II – Red Garland (Pony Canyon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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