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세상을 떠나 이제는 고인이 된 진 해리스는 펑키한 사운드를 들려주었던 피아노 연주자로 기억되고 있다. 리듬에 유연하게 반응하는 그의 연주는 흥겨운 리듬을 기반으로 대중적으로 쉽게 다가가는 매력이 있었다. 특히 1956년에 결성했던 The Three Sound라는 이름의 트리오는 많은 대중적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가 연주하는 펑키한 사운드는 전적으로 재즈의 고전적 형식인 블루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재즈 내에서는 그 패턴이 잘 알려져 있고 그래서 자못 단순하게 느껴지는 이 블루스를 활용해 그는 리듬으로 충만 되고 대중들이 부담 없이 쉽게 그 진행을 파악할 수 있는 그만의 사운드를 만들었다.
이번에 소개되는 <Gene Harris Trio Plus One>에서도 이것을 잘 느낄 수 있다. 블루 노트 레이블을 떠나 콩코드 레이블로 이적한 뒤 첫 번째로 발표했었던 이 1985년 앨범은 같은 해 11월과 12월 뉴욕의 블루노트 클럽에서 가졌던 공연을 담고 있다. 특히 이 공연은 베이스의 레이 브라운과 드럼의 미키 로커로 이루어진 그의 트리오에 색소폰 연주자 플러스 원으로 스탠리 터렌타인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 두 연주자는 1960년 <Blue Hour>이후 25년 만에 다시 만나는 것이었기에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대부분 블루스 곡들을 연주한 이 공연은 진 해리스의 변하지 않는 유머가 섞인 강한 그루브와 이에 걸 맞는 스탠리 터렌타인의 걸출한 색소폰 연주가 앨범 속 관객들은 물론 감상자를 매료시킨다. 다른 생각 없이 그저 연주 그 자체에만 몰입하게 만드는 그러한 연주들이다. 그리고 왜 그 동안 자주 협연을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두 연주자가 만들어 내는 호흡은 매우 뛰어나다. 특히 레이 브라운이 작곡한 블루스 곡 “Uptown Sop”에서 두 연주자가 들려주는 연주는 흥겨운 분위기의 연출뿐만 아니라 탁월한 기교를 맛볼 수 있는 명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