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휠스만은 의외로 ECM의 카탈로그에서 쉽게 보기 힘든 독일 출신의 여성 피아노 연주자다. 이번 앨범으로 세계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게 되었지만 실제로는 독일을 중심으로 오랜 시간 꾸준한 활동을 했다. 10년간 함께 해온 트리오 멤버들과 함께 한 이번 앨범에서 드러나는 그녀의 피아니즘은 흔히 우리가 말하는 ECM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다지 과하지 않은 음들을 사용하고 느림을 선호하는 연주다. 그러나 기존 ECM의 여러 피아노 트리오 앨범들과 비교해 볼 때 감상자를 사로잡는 확고한 무엇이 다소 부족하다. 다소 조심스러운 연주를 펼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베이스와 드럼의 역할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드러났더라면 더 좋았을 듯하다. 하지만 인상주의 피아니즘의 영향이 느껴지는 회색 빛 코드의 이어짐, 그리고 그에 밀착된 멜로디의 이어짐은 분명 그녀를 기억하게 할 만큼 매력적이다.
The End Of A Summer – Julia Hülsmann Trio (ECM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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