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ellar Door Sessions 1970 – Miles Davis (Sony BMG 2005)

md1970년 12월 16일부터 19일까지 마일스 데이비스는 자신의 일렉트릭 밴드를 이끌고 워싱턴의 유명한 클럽인 셀라 도어에서 공연을 가졌다. 이 공연은 <Bitches Brew>로 시작된 마일스 데이비스의 퓨전 재즈의 초기 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내었는데 그 가운데 오직 마지막 토요일 공연이 (상당히 심하게) 편집되어 <Live Evil>이라는 타이틀로 앨범화 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설령 <Live Evil>앨범을 들었다고 이번 셀라 도어 세션 박스세트를 무시하지 말라. 왜냐하면 <Live Evil>에 마일스 데이비스와 함께 전면에 등장하는 기타 연주자 존 맥러플린은 어디까지나 토요일 세션에만 등장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6장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집에서는 마지막 두 CD에서만 모습을 드러낸다.

그보다 마일스 데이비스만큼이나 주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키스 자렛이다. 사실 키스 자렛이 마일스 데이비스 밴드에 재적한 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래서 이번 연주가 더 반갑게 다가오는데 특히나 칙 코리아가 떠난 자리를 메우기 위해 일렉트릭 피아노와 일렉트릭 오르간을 동시에 연주하고 있어 더욱더 큰 호기심을 자아낸다. 실제 키스 자렛은 일렉트릭 건반 악기로 펑키한 맛의 연주를 유감없이 들려주는데 그런 질감의 차이를 감안하면 이후 독자적으로 펼칠 솔로 피아노 연주 활동의 전조 또한 느낄 수 있다.

한편 앨범의 주인인 마일스 데이비스는 어떤가? 언제나 그렇듯이 그는 사운드를 지배하지만 독점하지는 않는다. 이번 실황 연주에서도 그는 연주자들에 대한 깊은 신뢰로 충분한 솔로의 공간을 동료들에게 내주며 자신을 밴드 속에 위치시키는데 그래도 마일스 데이비스의 첨예한 연주는 단번에 빛을 발한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 그는 단순한 트럼펫 연주를 들려주는 대신 이 밴드가 일렉트릭 밴드임을 증명하려는 듯 오와 페달을 사용해 트럼펫 사운드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여기에 잭 드조넷의 강력한 4박자 드럼 연주와 스티비 원더 밴드에서 연주하다가 마일스 데이비스의 부름을 받은 베이스 연주자 마이클 헨더슨의 시종일관 강박적으로 이어지는 단순한 베이스 라인이 형성한 리듬 파트는 화려한 솔로들이 이어지는 사운드에 안정감과 질서감을 부여하고 있다.

소수의 마일스 데이비스 마니아를 제외하고 다수의 감상자들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일렉트릭 시절에 그다지 큰 관심을 지니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 전집 앨범을 들어보면 마일스 데이비스가 추구했던 것은 결국 자유로운 솔로가 보장되면서도 새로운 질감을 지닌 사운드였음을 알게 될 것이다.

박스 형태의 전집인 만큼 앨범 디자인과 96페이지에 걸친 풍부한 이미지도 이번 전집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킨다. 특히 이 공연에 참여했던 모든 연주자들이 각자 그날 공연을 회상하는 글을 싣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정말 최근 발매된 여러 종류의 마일스 데이비스 박스 세트 앨범 가운데서 가장 인상적인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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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12월 16일부터 19일까지 마일스 데이비스는 자신의 일렉트릭 밴드를 이끌고 워싱턴의 유명한 클럽인 셀라 도어에서 공연을 가졌다. 이 공연은 <Bitches Brew>로 시작된 마일스 데이비스의 퓨전 재즈의 초기 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내었는데 그 가운데 오직 마지막 토요일 공연이 (상당히 심하게) 편집되어 <Live Evil>이라는 타이틀로 앨범화 되었을...The Cellar Door Sessions 1970 – Miles Davis (Sony BMG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