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찰스의 사망은 분명 팝 음악, 소울 음악, 그리고 재즈 음악 애호가들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긴 소식이었다. 그러나 떠난 사람은 어쩔 수 없는 법. 남은 자들이 할 것은 그의 음악을 기리는 것이다. 그 가운데 기타 연주자 존 스코필드가 먼저 발 빠르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레이 찰스의 음악을 정리하고 재해석한 앨범을 선보였다. 나는 대가의 음악을 다시 연주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은 대가를 어떤 식으로 존중하며 또 어떤 식으로 그의 영향을 현대적으로 변용하는 가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존 스코필드의 이번 앨범은 그 스스로 대가의 반열에 들어선 인물답게 레이 찰스의 그림자와 자신의 아우라 사이에서 잘 조화를 이룬 음악을 선보인다고 생각한다. 존 메이어, 마비스 스테이플, 에런 네빌 등의 보컬 등을 동원한 이번 앨범은 레이 찰스 특유의 소울적 감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최근 존 스코필드의 가장 큰 관심사라고 할 수 있는 펑키한 맛을 새로이 가미하여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레이 찰스의 음악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레이 찰스에 대한 맹목적 추모가 아니라 자신과의 영향 관계를 파악했기에 이런 사운드가 가능한 것이다.
That’s What I Say – John Scofield (Verve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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