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배드 플러스는 새로운 재즈 피아노 트리오의 시대를 개척하고 있는 트리오다. 이들은 전통적인 피아노 트리오 양식, 그러니까 긴밀한 인터플레이와 합주의 병행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시대의 감수성을 음악에 불어 넣음으로써 젊은 재즈 애호가들의 절대적 지지를 획득했다. 감상자들은 이들의 연주에서 롹 그룹 이상의 강력한 에너지를 느끼고, 스윙이 아닌 요동에 가까운 이들의 울퉁불퉁한 리듬의 전개에 몸을 흔든다. 이것은 소니 컬럼비아 레이블에서 세 번째-라이브 앨범 제외-가 되는 새 앨범 <Suspicious Activity>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 여전히 그들은 코뿔소처럼 과감하게 직진을 거듭하고 있고 롤러코스터처럼 급격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 이것은 앨범의 백미로 꼽고 싶은 두 번째 곡 “Anthem For The Earnest”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무한질주의 욕망을 부추기는 이 곡은 배드 플러스의 특징이 십분 반영된 곡이다. 큰 편차의 상승과 하강을 거듭하는 사운드 묵직한 질주의 느낌은 분명 새로운 시대의 재즈 감상자들이 흥분할만한 사운드다.
하지만 그 안에서 변화도 엿보인다. 앨범의 첫 곡 Prehensile Dream을 들어보자. 차곡차곡 벽돌을 쌓아 집을 짓듯 상승하는 이 곡은 절정에 이르기 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을 소요하고 있다. 그리고 그 오랜 시간 동안 아주 단순한 테마가 강박적으로 반복, 변주된다는 것은 이들이 느린 지속과 호흡 뒤에 오는 폭발이 극적인 효과를 산출할 수 있음을 깨달았음을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폭발 뒤에 어두움 속으로 처연히 가라앉는 사운드는 오르가슴 같은 흥분과 대비를 이루면서 비극적 상상력을 유발시킨다.
이런 변화는 그 자체로 환호했던 배드 플러스 애호가들에게는 과연 이런 변화가 필요했을까?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통적 트리오 양식으로 다른 효과 없이 순수 어쿠스틱 트리오 편성으로 새로운 감수성의 사운드를 만들어 내고 있는 배드 플러스의 미래지향성은 위축되지 않는 전진을 거듭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