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라이브 앨범에 이은 사비나 야나투의 ECM에서의 두 번째 앨범이자 첫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우리는 이미 지난 해 소개되었던 <Savina Yannatou Sings Manos Hadjidakis>(Lyra 2002)를 통하여 그녀의 보컬이 얼마나 처연한 슬픔을 머금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녀의 보컬은 여전히 순수의 대상으로 다가온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 그녀는 그리스를 떠나 유럽 각지의 노래를 따라 유랑을 한다. 스페인, 이탈리아를 비롯하여 불가리아, 아르메니아, 알바니아, 몰다비아, 그리고 팔레스타인까지 유럽 전역의 민속음악을 노래한다. 하지만 그 노래들을 단순히 지역적 특성을 적극 반영하여 노래한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아코디언을 연주해 주고 있는 코스타스 봄볼로스의 세밀한 편곡 하에 모든 곡들은 공통된 정서를 중심으로 하나의 공간 속에 고이 정렬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그 공통된 정서는 다름 아닌 기다림, 슬픔, 애탄의 정서다. 결국 사비나 야나투식으로 바뀐 노래를 우리는 듣게 되는 것이다. ECM이 이 월드 뮤직 성향의 앨범을 발매했던 것도 바로 이러한 개인성 때문이었다.
Sumiglia – Savina Yannatou & Primavera En Salonico (ECM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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