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M이 올 해도 새로운 피아노 연주자 한 명을 발굴했다. 하지만 다소 다른 성격의 피아노 연주자다. 닉 뵈르취라는 스위스 출신의 피아노연주자인데 그는 자신의 개성 있는 솔로 연주보다 작곡을 완벽하게 실현하는 그룹의 리딩에 더 큰 관심이 있는 모양이다. 왜냐하면 개개인의 솔로 연주보다는 아주 탄탄하게 전진하는 그룹 연주가 이번 ECM에서의 첫 앨범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그룹 연주는 반복과 지속을 통한 견고함이 특징인데 미니멀리즘의 멜로디컬한 반복과 일반 일렉트로닉 테크노 음악의 리드미컬한 반복 중간에 위치할 만한 것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안이 텅 비어 있는 듯하고 멜로디가 부재한 음악에서 멜로디가 느껴지고 그 극적인 진행이 감지된다는 것이다. 실제 계속 리드미컬하게 모든 악기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듯하지만 그 몰아의 반복 속에는 멜로디가 담겨 있다. 비어있는 듯한 꽉 찬 사운드는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Stoa – Nik Bärtsch’s Ronin (ECM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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