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스탄 겟츠는 보사 노바 색소폰 연주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것은 <Getz/ Gilberto>(1963 verve) 앨범의 꾸준한 인기 때문인데 정작 스탄 겟츠는 보사 노바 연주를 사랑했음에도 자신이 보사 노바 연주자로서만 인식되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그는 자신만의 톤 컬러를 지닌 탁월한 색소폰 연주자였고 그만큼 자신을 어느 한 곳에 고정 시키기를 원하지 않았던 스타일리스였다. 특히 그의 후반기 녹음들은 단순히 밥이나 쿨의 범주안에 위치시키기 어려운 그만의 사운드로 완숙의 경지에 오른 대가적 풍모가 느껴지는 멋진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보사 노바 연주를 하지 않았어도 그의 대중적 인기는 계속되었는데 그것은 기교가 넘치는 연주 속에서도 노래하는 듯한 프레이징과 따듯한 느낌의 블로잉 때문이었다.
1981년 5월 그러니까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그만의 완성된 사운드로 그러니까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그의 연주 인생의 마지막 10년의 황금기가 시작되었을 무렵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키스톤 코너에서 공연을 가졌다. 이 날의 녹음은 생전에는 발매되지 않고 있다가 1991년 그의 사망 이후인 1992년에 <The Dolphin>과 <Spring Is Here>로 나뉘어 발매되었다. 그 중 이번에 새롭게 SACD로 발매된 <Spring Is Here>는 다른 그의 후반기 녹음들 속에서 확연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낭만적인 스탄 겟츠의 진면모를 잘 간직하고 있는 앨범이다. 이날 공연에서 그는 안개처럼 휘감는 듯한 부드러운 톤 컬러와 풍성하면서 명확하고 힘있는 톤 컬러를 골고루 섞어 사용하면서 그의 색소폰이 지닌 매력을 모두 발산하고 있다. 특히 모든 곡에서 그의 즉흥 연주들은 또 다른 곡이라 해도 좋을 만큼 아름답게 확장된 멜로디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이것이 그를 끝까지 인기 있는 연주자로 만들었던 비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