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된 일렉트로 재즈의 열풍으로 인해 현재 애시드 재즈의 위력은 상당히 힘을 잃은 듯하다. 실제로 다수의 애시드 재즈 그룹들은 라운지 팝적인 요소를 받아들여 새로운 방향으로 진보를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스튜어트 웨이드라는 작곡가이자 제작자가 홀로 세션을 기용하여 이끌고 있는 다운 투 더 본-혹자는 세션이 어느정도 고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룹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하지만 어쨌건 솔로 프로젝트임에는 분명하다-만큼은 꾸준히 그 인기를 얻고 있는데 그것은 다운 투 더 본이 흥겨움이라는 모토 아래 사운드에 과거와 미래를 결합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새 앨범도 마찬가지다. 플루트 연주자 제레미 스타이그가 이례적으로 참여한 앨범의 첫 곡을 듣는 순간 많은 사람들은 1960년대 말옆에 시작되어 1970년대에 꽃을 피웠던 펑키 사운드의 흔적을 발견할 것이다. 필라델피아를 중심으로 과거 인기를 얻었던 흥겹고 신나는 소울 펑키 사운드가 화려한 혼섹션 연주와 키보드, 오르간 연주를 통해 보기 좋게 표현되어 있다.
하지만 앨범에 담긴 펑키 사운드는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차원에서 멈추고 있지 않다. 아마도 여기에 다운 투 더 본의 매력,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음악을 계속 지속시킬 수 있는 요인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것은 바로 고전적 펑키 사운드에 보다 도시적이고 세련된 백인적 질감의 리듬을 입혔다는 점이다. 분명 펑키 사운드 이기는 하지만 그루브의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다. 많은 굴곡대신 강박적 반복에 의한 평이함이 지배하고 있는데 이것은 다름 아닌 라운지 음악, 테크노 음악 등 백인 사운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다. 따라서 이 앨범에 담긴 펑키 사운드는 현대화된 복고적 펑키 사운드라 하는 편이 더 적합할 것이다. 흥겹지만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펑키 사운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