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중의 노장인 피아노 연주자 행크 존스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그레이트 재즈 트리오의 가장 최근 앨범이다. 이미 국내에 소개된 다른 앨범들처럼 이번 앨범도 스탠더드 곡들을 1950년대 비 밥 재즈의 방식으로 연주하고 있다. 하지만 온갖 재즈의 변화를 몸소 체험한 행크 존스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기 때문일까? 그 연주 안에는 50년대의 치열함보다는 편안함 지난 시절의 뜨거움에 대한 흐뭇한 추억이 더 강하게 드러난다. 트리오가 지난 시절을 돌려달라는 투로 연주하지 않음에도 말이다. 실제 행크 존스는 나이와 시간을 잊은 듯 여전히 밝고 싱그럽게 연주하고 있으며 이에 반응하는 존 패티투치, 잭 드조넷도 피아노에 부응하는 활력을 드러낸다. 그럼에도 앨범이 50년대 당시에 녹음된 비밥 재즈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보다는 흑백 사진을 보는 듯한 정겨움, 아련함을 더 많이 담고 있는 것은 지금이 50년대가 아닌 2000년대이기 때문이다. 과연 50년대의 치열함이 이제 온화한 추억으로 변할 줄 행크 존스는 알았을까?
Speak Low – The Great Jazz Trio (Eighty Eight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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