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테일러는 70년대부터 많은 주요 연주자들의 세션 연주자로 활동했다. 물론 간간히 그의 이름을 걸고 발매된 앨범이 있기는 했지만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레이블을 통해서 소리 없이 발매된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신기한 것은 25년 이상을 ECM 레이블에서 거의 하우스 피아노 연주자처럼 활동을 했음에도 정작 자신의 이름을 딴 앨범은 2003년에서야 발매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무튼 이 2003년을 기점으로 그는 이전 그의 활동에 비한다면 상당히 많은 솔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그 동안 다양한 그룹에서 연주하던 것과 달리 그동안 안에서 묵혀두었던 확고한 자신만의 색을 보려 주려는 듯 솔로 앨범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ECM에서의 앨범 <Rosslyn>과 스케치 에서의 앨범 <Insight>에 이은 이번 세 번째 피아노 솔로 앨범에서 그는 이전 앨범들이 다양한 표현 방식과 내면의 소리를 들려주었던 것에서 나아가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설정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프레이징을 들려주는데 집중한다. 그리고 그 프레이징은 멜로디의 흐름에만 의존하지 않고 강약과 속도의 완급 조절을 통해 수평과 수직으로 입체적 진행을 한다. 그래서 내면적인 시성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다시 객관화 시킨듯한 외향적인 면이 연주 속에 드러난다. 이런 이유로 이 앨범은 시정이 깃들어져 있지만 상당히 지적인 앨범이라 할만하다.
Songs & Variations – John Taylor (CAM JAZZ 2005)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