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멘 프란제는 현재 네덜란드에서 가장 주목 받는 신예 중의 한 사람으로 다양한 경력을 쌓고 있는 20대의 신예 피아노 연주자이다. 그런데 그의 든든한 후원자인 베이스 연주자 하인 반 드 겐과 브라질의 기타 연주자 넬손 베라 등과 함께 퀄텟으로 녹음한 이번 앨범은 작곡과 연주에 있어 신예답지 않은 완숙미를 지니고 있어 놀랍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새로운 연주자를 만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의 작곡들은 멜로디나, 화성 등에 있어서 풍부한 시적인 뉘앙스를 드러내고 있으며 또한 이를 현실화 시키는 피아노 연주 역시 많은 고민과 연습을 통해 선배의 장점을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시켰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그의 피아노 터치는 케니 워너의 스타일을 많이 반영했다는 느낌을 주면서 여기에 그 나이에 걸맞은 젊은 감수성을 부가해 전반적으로 달콤한 우울과 산뜻한 여유가 공존하는 사운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그만의 정체성의 담보는 그를 브래드 멜다우부터 에스뵤른 스벤손에 이르는 최근의 색깔 있는 젊은 피아노 연주자들의 그룹에 포함시킬 수 있겠다는 평가를 내리게 한다. 그리고 이 앨범의 미덕은 연주자로서의 면모를 강하게 부각시키면서도 결코 이를 어렵게 가져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공감할 수 있는 공통의 언어로 자신을 표현한다고 할까? 매혹적인 멜로디와 극적인 구조, 그리고 여성적인 정서를 지니고 있는 앨범의 모든 수록 곡들은 어느 감상자에게나 매력적으로 다가설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많은 애호가들이 감상을 권하고픈 앨범이다.
Sonatala – Harmen Fraanje Quartet (Challenge 2003)
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