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출신의 여성 보컬 마리아 피아 드 비토의 목소리, 창법은 전통적인 재즈 보컬과는 거리가 있다. 이것은 유럽의 여성 보컬들에게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긴 한데 마리아 피아 드 비토는 그 가운데 포크적인 색채가 그 누구보다 더 강하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는 청아함만큼 약간의 처연한 정서가 깃들어 있는데 이것은 재즈 쪽에서 활동하기 전에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지중해 연안의 민속 음악, 나아가 발칸 반도의 애상 어린 음악을 노래했던 경력에 기인하는 것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앨범 <So Right>에서도 이러한 특징은 그대로 드러난다. 특히 포크적이면서도 재즈적 색채를 농후하게 풍기는 조니 미첼을 화두로 삼았다는 사실은 마리아 피아 드 비토가 조니 미첼을 일종의 원형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추측을 하게 한다. 아무튼 “A Case Of You”를 비롯하여 “God Must Be A Boogie Man” 같은 조니 미첼의 유명 히트 곡 7곡과 자작곡을 싣고 있는 이 앨범에서 마리아 피아 드 비토는 특별한 기교보다는 정서로 접근하는 창법으로 조니 미첼을 새로이 되살려 낸다. 포크적이면서 보다 시적인 면이 강조되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그 시적인 면은 바로 마리아 피아 드 비토 특유의 미묘하고 섬세한 슬픔의 정서다. 이 한 조각의 슬픔이 바로 그녀가 조니 미첼의 음악에서 느꼈던 점이 아닐까? 한편 다닐로 레아(피아노) 엔조 피에트로파올리(베이스) 그리고 알도 로마노(드럼)의 반주도 앨범의 시적인 분위기 연출에 큰 효과를 발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