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스토 토레스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플루트 연주자이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라틴의 향취를 강하게 풍긴다. Heads Up 레이블로 자리를 옮겨 첫 번째 발표하는 이번 앨범도 예외는 아니다. 밝고 화사한 맛을 주는 그의 플루트 연주는 완벽한 스무드 재즈 사운드 속에서도 그가 라틴의 본질을 잊지 않았음을 밝힌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번 앨범은 라틴 재즈라기 보다는 스무드 재즈 앨범으로 정의 하는 것이 더 합당하다.
보통 스무드 재즈 앨범들에서 재즈 연주를 찾기 힘들다고 말하곤 한다. 그것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중심으로 연주보다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스무드 재즈의 성향 때문인데 이번 네스토 토레스의 앨범은 프로그래밍이 가미된 일렉트로 사운드 속에서도 살아 있는 연주를 담고 있다. 그 살아 있는 연주 부분이 네스토 토레스의 플루트 연주인데 이것은 밝고 화사한 분위기를 강조하면서도 현란한 연주를 잊지 않는 라틴 재즈의 오래된 습성이 몸에 배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한편 프로그래밍이 리드하는 반주 부분도 Piece Of Dream의 제임스 로이드를 필두로 Yellowjackets의 지미 해슬립 등 음악적인 면에서나 프로듀싱의 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지닌 인물들이 참여하여 네스토 토레스의 연주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네스토르 토레스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편곡과 세션을 해주고 있어서 스무드 재즈 특유의 도시적인 세련됨 속에서도 보통 어쿠스틱 사운드로 표현되곤 하는 풋풋한 자연미가 존재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므로 막연히 일렉트로 사운드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감상자라도 충분히 이 앨범의 사운드를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이런 점들 때문에 이 앨범은 다른 의미에서 안락한 분위기의 연출에 주력하는 스무드 재즈의 특성에 잘 부합하는 앨범으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