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나 혼은 1917년 생이니 어느덧 9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말하자면 노장 중의 노장이라 하겠는데 실제 그녀의 음악적 경력만 보아도 1930년대부터 노래를 시작했으니 70년이 넘는다. 하지만 1998년 이후 그녀의 공식적인 앨범은 만나 볼 수 없는 상태다. 아마 이제는 노래 하기에 쉽지 않은 상황인 듯싶다. 그런 와중에 이번에 선보이는 <Seasons Of A Life>는 다시 한번 레나 혼을 생각하게 한다. 하지만 이 앨범은 새로운 정규 앨범은 아니다. 1994년부터 그녀가 블루 노트 레이블을 통해 발표한 앨범들 가운데 대표 곡들을 엄선한 앨범이다. 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은 단순한 모음집도 아니다. 왜냐하면 그녀를 반주하며 우정을 쌓은 기타 연주자 로드니 존스가 책임을 지고 곡들을 선곡하고 새로이 믹싱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앨범은 스튜디오 녹음과 라이브 녹음이 공존하고 편성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앨범처럼 통일된 정서적 지점을 향한다. 이것은 물론 그동안 레나 혼이 지속적으로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의 노래를 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부드럽고 여유로운 창법과 함께 강렬하지는 않지만 은근한 깊이로 다가오는 그녀의 노래들은 음악적 컨셉과 감각적인 면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현 재즈의 상황을 볼 때 다소 고답적이고 노쇠한 것으로 비추어질 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히려 그녀의 변함없는 이러한 평범함이야 말로 재즈를 지탱해 온 힘이 아닐까? 그녀의 근황이 궁금해진다.
Seasons Of A Life – Lena Horne (Blue Note 2006)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