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스 란 도키가 이끄는 트리오 몽마르트의 다섯 번째 앨범이다. 지난 2월에 내한 공연을 펼치기도 했던 이 트리오의 이번 최신 앨범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유명 곡들을 화두로 삼았다. 지난 앨범들이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같은 단일국가를 화두로 하고 있었던 것과 달리 하나의 문화권을 화두로 정했다는 것은 분명 새로운 변화다.
어쩌면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우리가 만난 트리오 몽마르트의 앨범들 가운데 가장 큰 모험을 담고 있는 앨범으로 기억될 지도 모른다. 사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연주자들, 보컬들이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분위기를 연출했었던가? 재즈와 전통 음악 등이 하나로 자연스레 융화되어 뿌리깊은 전통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스칸디나비아 음악은 이미 그 자체로 재즈인 동시에 전통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이었다. 그런데 트리오 몽마르트는 이 신비하지만 진부한 소재를 어떻게 요리해 나가는가?
먼저 이전과 달리 트리오 몽마르트보다 닐스 란 도키 개인의 리더로서의 모습을 더 부각시켰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즉, 이전보다 닐스 란도키 개인의 곡에 대한 느낌이 우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수록곡의 선곡에까지 이어지는데 앨범이 정작 스칸디나비아 대륙과는 상관없는 비틀즈의 “Norwegian Wood”로 시작되는 것부터 이번 앨범이 객관적으로 굳어진 전형의 반복 재생산과는 거리가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이 곡 외에도 현존하는 또 다른 실력파 피아노 연주자 라스 얀손, 색소폰 연주자 한스 울릭 등의 곡도 선택되었는데 이것은 앨범이 스칸디나비아를 음악적으로 정의하려는 식의 거대한 무엇을 추구하기 보다 전통과 현재에 상관없이 오로지 연주자, 특히 닐스 란 도키의 개인적 선호가 기반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실제 앨범을 차근차근 듣다보면 연주자와 상관없는 지역적 특성이 아니라 닐스 란 도키라는 피아노 연주자의 정서와 개성이 우선적으로 도드라짐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이 곡들을 풀어나가는 방식도 멜로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보다 더 왼손 코드의 섬세함에 신경을 쓴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래서 트리오 몽마르트의 이번 앨범은 이전과 다른 새로움을 담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