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런던의 퀸 엘리자베스 홀에서는 “Lifetime & Beyond: Celebrating Tony Williams”라는 주제로 한 공연이 있었다. 그러니까 세상을 떠난 드럼 연주자 토니 윌리암스와 그가 이끌었던 라이프타임의 음악을 추억하려는 공연이었는데 이 공연의 주인공은 트리오 비욘드였다. 그리고 토니 윌리암스를 추억하지만 그에게서 출발하여 그 이후의 음악을 들려주자는 의도를 담은 이 트리오의 구성원은 바로 잭 드조넷, 존 스코필드, 래리 골딩스였다. 그러니까 일종의 슈퍼세션이라 하겠는데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 것은 잭 드조넷이 존 스코필드와 토니 윌리암스의 음악이 지닌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였다고 한다.
아무튼 이렇게 결성된 트리오 비욘드의 런던 공연은 그 주제에 걸맞게 모두 라이프타임의 곡, 라이프타임의 멤버였던 오르간 연주자 래리 영, 토니 윌리암스 개인의 곡들, 그리고 토니 윌리암스 시절의 마일스 데이비스 밴드의 연주곡들로 채워져 있어 제대로 토니 윌리암스와 그의 라이프타임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세 연주자들의 호방하고 거침없는 열정적 연주 역시 토니 윌리엄스를 기억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공연은 토니 윌리엄스와 상관없이 세 연주자들의 탁월한 연주력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받을 만 하다. 실제 잭 드조넷, 존 스코필드, 래리 골딩스 모두 개인기의 측면에서 시대를 대표할만한 연주자들인 만큼 연주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서 자신들의 기량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또 그 속에서 즉흥적인 인터플레이를 멋지게 펼쳐나간다. 이렇게 날 것 그대로의 순간성을 드러내는 연주를 접하기는 실로 오랜만인 듯하다. 그래서 이 앨범은 올 해의 인상적인 앨범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