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감상자들은 보사노바를 중심으로 한 브라질리언 사운드로 채워진 여성 보컬 플레린의 이번 네 번째 앨범을 들으며 타이틀이 왜 ‘San Francisco’인지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사실 이 앨범의 타이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녀가 사랑하는 브라질의 세 작곡가 프란시스코 치코 부아르케, 프란시스 히메, 프란시스코 치코 피네이로의 첫 이름이 공교롭게도 같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그런데 이 앨범은 브라질의 대표적인 작곡가들을 화두로 삼았지만 익히 알려진 살랑거리는 보사노바 리듬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실제 이 앨범에서 타악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의외로 적다. 이것은 그녀가 보사노바라는 스타일, 리듬보다는 세 작곡가의 곡 자체에 내재된 멜로디와 서정에 더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방향은 플레린의 목소리에 더 어울리는 것이다. 하지만 평온한 느낌만큼 보사노바 특유의 긴장과 이완을 오가는 맛이 감소되었다는 점은 다소 아쉽게 다가온다.
San Francisco – Fleurine (Sunnyside 2008)
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