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클락, 마커스 밀러, 빅터 우튼은 모두 일렉트릭 베이스를 대표하는 연주자들이다. 물론 나이 순에 의해서 스탠리 클락에서 시작해 마커스 밀러를 거쳐 빅터 우튼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계보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쨌건 현재 이들은 누가 최고냐를 다툴만큼 저마다 초절기교를 자랑한다. 그렇기에 이 세 연주자가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에서 많은 사람들은 현란한 베이스 전투를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앨범은 이러한 기대와는 다소 다른 음악을 들려준다. 음악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고나 할까? 각자의 분량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현란함보다는 안정적인 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주가 주를 이룬다. 그래서 화려한 슬랩 배틀보다는 유니즌 연주가 더 많이 등장한다. 미디엄 이상의 템포도 드물다. 여기에는 베이스 외에 신세사이저, 클라리넷, 드럼 프로그래밍 등까지 담당한 마커스 밀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묵직함과 강한 탄성으로 솟아오르는 세 연주자의 베이스 솔로는 원 없이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S.M.V – Stanley Clarke, Marcus Miller, Victor Wooten (SMV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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