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und About Weill – Gianluigi Trovesi & Gianni Coscia (ECM 2005)

GT그동안 클라리넷을 주로 연주하는 지안루이기 트로베시와 아코디언 연주자 지안니 코시아는 이태리의 오래된 사진첩과도 같은 음악들을 들려주었었다. 그 예로 2000년에 발표했던 ECM에서의 첫 앨범 <In Cerca Di Cibo>만 하더라도 이태리의 낭만과 우수가 음 하나하나에 투영되어 있었다. 이번 앨범도 기본적인 면에 있어서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캬바레 음악을 작곡했던 독일의 유명한 작곡가 쿠르트 바일의 음악이 연주된다는 점에서 기존 앨범과 다르게 다가온다. 게다가 바일의 곡을 다루는 방식도 의외다. 브레히트가 대본을 쓰기도 했던 바일의 3막 오페라 <Rise & Fall Of The City Of Mahagonny>에서 영감을 얻은 자신들의 작곡을 병치시켜 새로운 의미를 발생시키려는 듯한 의도가 엿보이는데 앨범 내지에 트로베시와 코시아가 바일의 곡을 연주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쓴 움베르토 에코의 느낌이 절로 이해가 간다.

하지만 두 연주자는 겉으로 보았을 때 전혀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바일의 음악에서 자신들과의 공통점을 잘 찾아내었다. 당장 생각해 봐도 바일과 두 연주자는 모두 음악적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을 공유하고 있다. 사실 바일의 음악은 클래식과 대중 음악을 오가는 것이었고 두 이태리 노장 연주자의 음악도 재즈와 이태리 음악 사이를 오가는 것이다. 여기에 바일과 두 연주자의 음악 모두 현대와 과거(전통)를 동시에 담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바일과 두 연주자가 가장 음악적으로 연결되는 점은 모두 해학적이고 축제적인 정서를 공유한다는데 있다. 바로 이것이 두 노장 연주자가 바일의 음악을 해석하는데 있어 취한 주요 관점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실제 앨범을 들어보면 바일식 해학이 이태리식 낙관에 기막히게 결합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말하자면 트로베시와 코시아는 바일의 음악을 이태리인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신선한 시도 속에 두 연주자의 이태리적 본질은 그대로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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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클라리넷을 주로 연주하는 지안루이기 트로베시와 아코디언 연주자 지안니 코시아는 이태리의 오래된 사진첩과도 같은 음악들을 들려주었었다. 그 예로 2000년에 발표했던 ECM에서의 첫 앨범 <In Cerca Di Cibo>만 하더라도 이태리의 낭만과 우수가 음 하나하나에 투영되어 있었다. 이번 앨범도 기본적인 면에 있어서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Round About Weill – Gianluigi Trovesi & Gianni Coscia (ECM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