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멩코는 스페인의 전통 음악이다. 하지만 이 플라멩코는 단지 스페인의 옛 음악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그에 따라 계속 발전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음악이기도 하다. 이 플라멩코 음악은 특히 기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많은 기타 연주자들이 플라멩코의 계보를 잇고 있다. 후안 카를로스 로메로는 이러한 플라멩코 기타의 전통을 잇고 있는 연주자로 스페인에서 영화 음악이나 쇼의 음악을 담당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래서일까? 경력에 비해 그의 이름으로 발매된 앨범은 많지 않다. 이번 앨범 <Romero>가 두 번째 앨범으로 1997년도 앨범 <Azulejo> 이후 7년 만에 발매된 것이다.
특히 이번 앨범은 그 타이틀에 자신의 이름을 사용한 것처럼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더욱 많이 드러내려 했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 그는 자작곡으로 앨범을 채우며 플라멩코 기타 연주자로써의 면모 외에 작곡가로써의 면모를 드러냈다. 알레그리아, 불레리아, 룸바, 세빌라나스 등 플라멩코의 다양한 리듬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그의 곡은 후안 카를로스 로메로 본인의 기타를 중심으로 팔마스(박수), 타악기, 그리고 여성 보컬이 등장하는 연주를 통해 플라멩코의 뜨거움과 그 안에 담긴 축제와 회한의 정서를 드러낸다. 그 가운데 서정적인 슬픔과 외적인 축제의 열정이 어우러진 “Isla Canela”가 정서적으로 가장 돋보인다. 우리에겐 그리 많이 친숙한 음악은 아니지만 플라멩코의 현재를 확인하고픈 감상자라면 들어봐야 할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