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ixed & Reimagined:Nina Simone – V.A (Sony Legacy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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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후반 프랑스와 북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된 일렉트로 재즈는 애시드 재즈 이후 새로운 대중 지향적 재즈로 큰 인기를 얻으리라는 기대를 얻었지만 아직 스타일로 인정 받기보다는 그저 하나의 흐름, 유행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 일렉트로 재즈의 미래를 밝게 본 메이저 음반사들은 지속적으로 일렉트로 재즈 앨범들을 제작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사실 일렉트로 재즈는 재즈와 테크노, 일렉트로니카 음악의 상보적 결합, 그러니까 재즈는 새로운 질감의 사운드를 획득하고 일렉트로니카 음악은 부족한 멜로디, 연주적 측면을 획득하는 차원에서 결합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허지만 메이저 음반사가 제작한 일렉트로 재즈 앨범들은 재즈의 오래된 음원을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가 주룰 이룬다. 말하자면 기존 재즈곡이 일렉트로니카 DJ들의 리믹스 대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래서 제작적 측면에서 본다면 그다지 재즈적이지 않은 앨범들이 많다. 현재 일렉트로 재즈가 기대보다는 재즈 애호가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메이저 음반사들의 다소 어긋난 일렉트로 재즈에 대한 인식 때문이리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상황은 조금씩 변하고 있는 중이다. 여전히 블루 노트의 유럽 로컬 레이블은 보다 창조적인 관점에서 제작된 일렉트로 성향의 재즈 앨범을 제작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소니 BMG 산하의 RCA/Legacy 레이블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련의 시리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 시리즈의 이름이 바로 “Remixed & Reimagined”다. 그리고 그 첫 결과물이 바로 이번에 소개되는 앨범이다. 이 앨범은 니나 시몬이 1967년부터 1974년까지 RCA 레이블에서 녹음한 음원들을 현재 댄스 플로어와 일렉트로 재즈 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다양한 DJ들이 새로이 리믹스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이라면 기존 과거의 음원들을 단순히 일렉트로니카적으로 바꾼 앨범들과 큰 차이가 없지 않을까? 전체적인 방향을 본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제목이 “Remixed & Reimagined”임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보기 바란다. 다시 말해 이번 기존 재즈의 일렉트로 리믹스는 단순히 리믹스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상상이 가미된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 앨범을 들어보면 기존 DJ 중심의 일렉트로 재즈 앨범들과는 다소 다른 사운드를 만나게 된다. 그것은 이전 리믹스 방식이 원곡의 일부만을 샘플링하여 자신들의 전자적 사운드 안에 파편처럼 사용하면서 첨단일 수는 있지만 재즈적인 맛이 덜한 사운드로 귀결되었던 것과 달리 이번 리믹스 작업은 가급적 원곡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방식을 사용하여 첨단의 사운드 속에 원곡의 느낌을 살리려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편화되고 기계적이었던-이로 인해 기존 재즈 애호가들이 거부반응을 보였던 이전 리믹스 앨범들과 달리 이번 앨범은 듣는 재미가 더하다. 흑인의 애환을 노래하는 뛰어난 보컬이자 작곡가였던 니나 시몬의 다양한 측면들이 현대화된 사운드 속에서도 그대로 빛을 발한다. 예를 들면 프랑소와 K가 리믹스한 “Here Comes The Sun”같은 경우 비관적 현실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교차되었던 니나 시몬의 원곡의 분위기를 발전시켜 단순함 속에 몽환적인 서정을 창조적으로 부여해 놓았다. 반면에 DJ 월리가 리믹스한“My Man’s Gone Now”는 단순한 원곡에 트럼펫 솔로 등을 가미한 밀도 높은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그 밖에 니나 시몬의 보컬이 지닌 매력을 고스란히 살리면서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다니엘 Y 리믹스의 “I Can’t See Nobody”, 펑키한 사운드를 그대로 유지한 그루브파인더 리믹스의 “Funkier Than A Mosquito’s Tweeter” 등도 니나 시몬의 매력과 일렉트로니카의 감각적인 측면을 동시에 잘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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