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자 탐 스콧은 리더보다 세션 연주자로서의 경력이 더 화려하다. 그는 프랑크 시나트라, 퀸시 존스 같은 재즈계의 인물들은 물론 스틸리 댄, 캐롤킹, 폴매카트니, 휘트니 휴스턴 등 팝, 록쪽의 유명 아티스트들의 앨범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스타스키와 허치’같은 TV 시리즈 및 ‘택시 드라이버’, ‘블레이드 런너’등의 수 많은 영화의 사운드트랙에도 참여하며 1급 세션 연주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1987년부터 GRP 레이블과 인연을 맺었다. 그 가운데 그로버 위싱턴 주니어, 로밴 포드, 에릭 게일등과 함께 한 앨범 <Reed My Lips>는 터질듯한 힘으로 강렬하게 연주하는 그의 매력이 가장 효과적으로 잘 드러난 앨범이다. 펑키한 감각이 잘 살아 있는 첫 곡 ‘Upbeat 90’s’나 ‘Walk The Miles’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반면 제리 로페즈의 보컬이 있는 ‘Sarah Sarah’등 퓨전 재즈에서 R&B와 결합하여 보다 팝적인 스무드 재즈로 나가는 당시의 흐름을 반영한 듯한 어깨에 힘을 뺀 연주를 곡들도 있다. 이 외에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와 색소폰 배틀을 펼치는 잼 형식의 타이틀 곡 ‘Reed My Lips’, 오버더빙을 통해 모든 음역대의 색소폰을 혼자 연주하여 만들어 낸 ‘Saxappella’같은 곡이 탐 스콧의 연주자적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 한편 곳곳에 힙합 리듬을 사용하고 ‘Every Day and Every Minute’에서 다운 탬포를 기반으로 영화적 상상력이 느껴지는 우주적인 공간감을 연출한 것은 90년 후반에 널리 퍼질 일렉트로니카 라운지 음악을 예견했다 싶을 정도로 시대를 앞서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