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와 보컬로 이루어진 듀오 턱 앤 패티의 턱 앤드레스는 굳이 이번 솔로 앨범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매우 뛰어난 기타 연주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미 우리는 반주를 하는 듯하면서도 솔로를 하고 솔로를 하는 듯하면서도 반주를 하는 그의 뛰어난 기타 연주를 여러 앨범과 그리고 올 봄 클럽 블루 노트 공연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 아주 뒤늦게 라이센스로 소개되는 그의 솔로 앨범 또한 마찬가지다. R&B, 재즈, 클래식, 뉴 에이지 여러 음악 장르가 섞여 멋지게 화학 작용을 하고 있는 이 앨범에서 그가 보여주고 있는 기타 솜씨는 실로 대단하다. 오버 더빙없이 라이브적인 감각으로 연주하면서 그는 리듬과 멜로디 그리고 베이스를 담당하는 손이 따로 존재하기라도 하듯이 오케스트라 이상의 입체적인 연주를 펼치고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그의 기타 연주는 매우 감상자를 화려한 기교에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음악에 정서적으로 반응하게 만드는데 주력한다. 그에게 기타는 더 이상 도달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자신을 표현할 도구인 것이다. 그래서 첫 감상이 기타의 영역을 벗어나는 섬세한 기교에 감탄을 하기 쉽다면 적어도 두 번째 감상부터는 부드러운 여백의 공간 속에 울려 퍼지는 투명하고 따뜻한 음색의 그의 기타에 담긴 낭만성에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노래하듯 곡이 지닌 정서에 집중해 연주하는 “Body & Soul”이나 “Manha De Carnaval” 등의 수록곡들은 다른 어느 때보다 담백한 낭만으로 충만되어 있다. 연주가 무엇에 종사해야 하는 것인지 너무나도 잘 알게 해주는 멋진 앨범이다.
Reckless Precision – Tuck Andress (Windham Hill Jazz 1990)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