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아리스타 레이블에서 독립한 이후 데이브 그루신과 래리 로젠은 퓨전 재즈에 국한된 GRP 레이블의 음악적 폭을 확장하고자 했다. 그래서 재즈의 역사를 체험한 베테랑 연주자들을 영입하기 시작했다. 1950년대 쿨 재즈를 이끌었던 제리 멀리건이 그 대표적인 경우였다. 이 바리톤 색소폰 연주자는 마일스 데이비스가 1949년부터 1950년에 걸쳐 9중주단을 이끌고 <Birth Of Cool>앨범을 녹음할 때 연주는 물론 작, 편곡 등에서 마일스 데이비스에 버금가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역사적인 연주를 그는 1991년에 마일스 데이비스와 다시 한번 재현하고자 했다. 그런데 마일스 데이비스 또한 이 계획에 흥미를 느꼈지만 아쉽게도 앨범 기획 단계에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래서 제리 멀리건은 마일스 데이비스를 대신해 왈라스 로니를 부르고 리 코니츠를 대신해 필 우즈를 부르는 한편 원년 멤버인 존 루이스, 빌 바버를 참여시켜 새로운 9중 주단을 만들었다. 그리고 ‘Israel’, ‘Venus De Milo’, ‘Jeru’등 <Birth Of Cool>의 수록곡 12곡을 새로이 연주했다.
그렇게 만들어진‘쿨의 재탄생’은 기본적으로는 과거의 재현적 성격이 강하지만 솔로 연주를 원작보다 더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특히 제리 멀리건의 바리톤 색소폰을 중심으로 트럼펫, 알토 색소폰, 피아노 등이 겹쳤다가 펼쳐지며 솔로 연주를 펼치는 부분이 매우 산뜻하다. 그리고 전체 사운드 또한 다른 관악기들의 참여에도 불구하고 과거 쳇 베이커와 함께 피아노 없는 쿼텟을 결성했던 시절을 연상시킬 정도로 끈적한 습기를 완전히 제거한 듯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