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존 셔먼은 재즈의 자유로운 상상과 즉흥성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클래식에 가까운 음악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인데 교회 오르간과의 듀오 연주를 시도했다. 오르간 연주는 지휘, 편곡, 그리고 피아노와 오르간 연주자로 정평이 나있는 하워드 무디가 담당했다. 아마 역시 오르간이 등장하는 존 셔먼의 1997년도 앨범 <Proberbs & Songs>에서 지휘자로 함께 했던 인연이 작용했던 듯싶다. 앨범은 오슬로에 위치한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Ullern 교회에서 이루어졌다. 그렇다고 음악에 종교적 색채가 느껴진다는 것은 아니다. 사실 타이틀이 주는 촉촉한 정서와 달리 앨범에 담긴 사운드는 그렇게 정서적이지는 않다. “Stained Glass”같은 곡에서 존 셔먼 특유의 비의(非意)가 느껴지는 곡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풍성한 저음의 오르간과 악보와 즉흥을 오가는 존 셔먼의 건조한 색소폰의 어우러짐, 두 묵직한 질감의 악기가 만나면서 발생하는 양감(量感)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Rain On The Window – John Surman & Howard Moody (ECM 2008)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