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15일로 찰스 로이드는 70세가 된다. 이 앨범은 그의 70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발매된 것으로 지난 2007년 스위스 바젤에서의 공연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 앨범은 찰스 로이드의 지난 음악 인생의 종합과 또 다른 출발을 동시에 의미하는 듯하다. 먼저 종합은 연주된 곡들의 면모에 있다. 1964년 찰스 로이드의 첫 앨범에 수록되었던 “Sweat Georgia Bright”을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것부터 알토 플루트와 타로가토-헝가리 특유의 관악기-로 그의 음악적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명상적이고 토속적인 사운드를 연출 한 것, 그리고 특유의 서정적 연주를 살린 타이틀 곡까지 각각 찰스 로이드의 여러 음악적 측면을 잘 반영하고 있다. 반면 또 다른 출발의 의미는 이 공연을 통해 새로운 퀄텟을 선보였다는 데 있다. 기존 에릭 할란드 외에 제이슨 모란(피아노), 루벤 로저스(베이스)가 새로이 참여했는데 찰스 로이드는 이들에게 깊은 신뢰를 보이며 두 연주자가 자신을 드러낼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공연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를 지배할 체력이 부족한 노장의 합리적 선택으로도 보여진다. 그래서 이 덕분에 제이슨 모란의 피아노가 상당히 깊은 인상을 준다. 그는 찰스 로이드의 연주를 적절한 호흡으로 보조하며 자신을 드러낼 기회가 오면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연주를 펼친다. 그래서 찰스 로이드의 색소폰만큼 이번 앨범을 감상하는 또 다른 백미라 하고 싶다. 한편 이 앨범을 듣다 보면 악천후 속에서 진행되었던 지난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의 공연이 상당히 아쉽게 느껴진다. 그 때도 이런 새로운 사운드를 들려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 말이다.
Rabo De Nube – Charles Lloyd (ECM 2008)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