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퓨전 재즈의 정상에서 인기를 양분했던 카시오페아와 티 스퀘어. 이 두 그룹은 라이벌이라기 보다는 같은 길을 함께 가는 친구와도 같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래서일까? 이 두 그룹 출신의 연주자들이 이리저리 모여서 만든 프로젝트 그룹들이 의외로 많음을 발견하게 된다. 지난 해만해도 Trix같은 그룹이 선보이지 않았던가? 아키라 짐보, 히로타카 이주미, 토리야마 유지로 이루어진 피라미드도 이 두 슈퍼그룹 출신의 연주자가 중심이 되어 결성된 그룹이다. 그런데 그 결성 이유가 유년 시절의 친구이자 선후배 사이였기 때문이라 하니 두 그룹의 유대 관계가 이해가 된다. 아무튼 지금까지 우리에게 선보인 여러 프로젝트 그룹들은 음악에 있어 모두 한결같이 초절정의 기교를 뽐내는 음악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피라미드는 다소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상당히 편하고 부드럽다. 개개인의 솔로 능력보다 하나의 설정된 정서의 완성을 향해 세 연주자가 함께 어개동무를 하고 가는 조화로운 전체 사운드가 상당한 매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겨울의 추위마저 녹일만한 봄날 같은 사운드다. 그래서 지금까지 발매되었던 카시오페아와 티 스퀘어 출신 연주자들의 조합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앨범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Pyramid – Pyamid (Videoarts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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