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확고한 피아니즘으로 현대적 색채 가득한 연주를 해 온 스티브 쿤. 그는 비너스 레이블만 만나면 철저한 전통주의자가 된다. 사실 것은 비너스 레이블의 제작자 테츠오 하라-그는 스티브 쿤의 1950년대를 좋아한다고 한다-의 의도이긴 하지만 스티브 쿤은 이런 의도를 너무나 충실히 받아들인다. 그래서 아예 이번 앨범은 “스탠더드”를 타이틀로 내세웠다. 그리고 익히 알려진 대표적 스탠더드 곡들을 1950년대 밥 스타일로 연주했다. 하지만 이렇게 알려진 테마에 익숙한 스타일을 따르는 연주이긴 하지만 피아노 연주자로서의 스티브 쿤의 능력이 가려진 것은 아니다. 버스터 윌리엄스와 알 포스터의 강력한 리듬 위를 바쁘게 움직이는 그이지만 아기자기하게 멜로디를 꾸며나가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호흡으로 감각적 정서를 첨가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마일스 데이비스가 “Bye Bye Black Bird”를 연주할 때 사용했던 인트로를 “I Wish I Knew”에서 사용하는 등의 재치 또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