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 연주자 케니 휠러의 이번 앨범은 클래식 현악 사중주단과의 협연을 담고 있다. 하지만 평소 케니 휠러의 음악이 편성과 상관없이 실내악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었기에 이번 앨범을 두고 충격적이다 라고 할 수는 없을 듯하다. 그런데 케니 휠러가 생각한 현악 사중주단과의 협연은 단순히 클래식과 재즈의 만남을 의미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현악 사중주와 그의 트럼펫이 맺는 관계가 그다지 대등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그의 트럼펫이 자유로이 유영할 배경을 현악 사중주단에게 맡겼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그래서 어떤 긴박한 어울림을 기대했다면 그와 달리 너무나 차분한 흐름에 놀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케니 휠러의 트럼펫이 지닌 시정을 느끼기엔 오히려 이런 관계가 더 합리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편 케니 휠러는 두 곡에서 아예 현악 사중주단에게 연주를 일임하면서 자신의 작곡가적 역량을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한편 그가 이번 앨범을 전체 사운드 중심에서 기획했음을 생각하게 해준다.
Other People – Kenny Wheeler (Cam Jazz 2008)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