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more for the road – Toots Thielemans (Verve 2006)

어느덧 8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투스 틸레망의 하모니카 연주는 세월의 흔적을 드러내지 않는다. 언제나 아름다운 멜로디를 너무나도 편하고 가볍게 만들어 낸다. 지금도 꾸준히 하모니카를 주악기로 하는 재즈 연주자가 등장하고 있지만 투스 틸레망만큼의 강한 대중적 흡입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피아노 연주자 케니 워너와의 듀오 공연을 녹음한 앨범 <Toots Thielemans & Kenny Werner>(2001)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앨범은 가능한 모든 시도를 다 해보았을 그에게도 여전히 새로운 탐구 영역이 남아 있음을, 그리고 백전 노장이지만 새로운 시대의 흐름과 호흡하기 위해서 여전히 부단한 노력과 연구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단 겉으로 보기에 앨범의 화두는 해롤드 알렌이 남긴 여러 유명 스탠더드 곡들을 연주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롤드 알렌의 곡을 연주하는 것은 지금까지 많은 연주자들과 보컬들이 해온 어쩌면 지극히 일반적인 화두다. 그렇다면 문제는 투스 틸레망 본인도 그동안 수없이 연주해왔을 이 익숙한 곡들을 어떻게 새로운 방식으로 연주하느냐에 있다. 이를 위해 투스 틸레망은 여러 보컬들을 불렀다. 그것도 새로운 감수성으로 재즈 보컬의 경향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 젊은 보컬들을 주로 불렀다. 이렇게 해서 그의 부름을 받은 보컬들은 소울적 감수성으로 노래하는 리즈 라잇부터 빌리 할리데이의 현대적 재림으로 평가 받는 마들렌느 페이루, 노르웨이의 포크적 감수성을 지닌 실예 네가드, 이 시대의 수퍼스타 제이미 컬럼, 쳇 베이커의 환영을 보여주는 틸 브뢰너, 그리고 올레타 아담스와 로라 피지 같은 인물까지 정말 다양하다. 그 결과 앨범은 신선한 해롤드 알렌의 송북이 되었다.

사실 이런 젊은 보컬들과 함께 하는 투스 틸레망의 하모니카는 그다지 변한 것이 없다. 하지만 각 보컬들을 중심에 두고 사운드가 변화를 보이고 또 투스 틸레망도 직접적으로 드러나기 보다 이들을 부각시키는데 더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익숙하디 익숙한 곡들은 새롭게 다가온다. 물론 앨범에서 보컬 없이 투스 틸레망만의 연주로 이루어진 곡들도 있다. 그 가운데서 보너스 트랙 형식으로 마지막 곡으로 담긴 “Over The Rainbow”는 해롤드 알렌의 가장 알려진 대표곡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투스 틸레망이 노년에도 잊지 않고 있는 이상향을 이야기 하는 것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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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8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투스 틸레망의 하모니카 연주는 세월의 흔적을 드러내지 않는다. 언제나 아름다운 멜로디를 너무나도 편하고 가볍게 만들어 낸다. 지금도 꾸준히 하모니카를 주악기로 하는 재즈 연주자가 등장하고 있지만 투스 틸레망만큼의 강한 대중적 흡입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피아노 연주자 케니 워너와의 듀오 공연을 녹음한 앨범 <Toots...One more for the road – Toots Thielemans (Verve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