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 자파는 롹뿐만 아니라 클래식 재즈 등 장르 자체에 상관없이 언제나 새로운 사고로 자신만의 음악을 펼쳤던 시대의 기인이었다. 그리고 그의 음악들은 진보적인 면부터 엄격히 상업적인 면까지 다양한 색채를 지니고 있었으며 그 속에는 늘 풍자와 해학의 정서가 강하게 드러났다. 특히 그가 보여주었었던 여러 허접한 음악 담론에 대한 조롱은 그의 음악을 진행시키는 힘이었다. 이러한 프랑크 자파의 음악을 유럽의 연주자들이 Le Bocal이라는 이름의 빅밴드를 결성해 연주한다.
Le Bocal의 연주 방향 프랑크 자파의 음악을 단순히 빅 밴드 재즈곡으로 전환시키는데 있지 않다. 오히려 순수하게 애호가의 입장에서 그의 음악을 좋아하고 또 영향 받은 연주자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하여 자파의 음악을 새롭게 재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편이 더 옳을 것이다. 그래서 앨범 전체에는 프랑크 자파의 음악에서 종종 느낄 수 있었던 어지럽고 혼잡하지만 생기 넘치는 시장터같은 자유스러운 분위기부터 마치 익살스러운 코미디를 보는 듯한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이러한 프랑크 자파의 분위기의 완벽한 재현은 그만큼 각 연주자들이 진지하게 프랑크 자파의 음악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그래서 각 연주 곡의 스타일은 천편일률적인 빅밴드 연주가 아니라 원곡의 느낌에 맞추어 곡마다 그 스타일과 진행 형식이 변화하는 다채로운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시도를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무척이나 흥미를 끄는 것인데 음악마저 그에 어울리는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기에 감상 역시 무척이나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