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핀란드 출신의 유나 토이바넨 트리오의 세 번째 앨범 <Frost>(Blue Note 2006)가 우리에게 소개되었을 때 다소 주저하는 듯한 연주로 인해 이 젊은 트리오를 개성을 기대하려면 더 기다려야 한다는 부정적 리뷰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뒤늦게 소개되는 이들의 첫 앨범은 이런 부정적 평가를 단번에 뒤엎는다. 지금도 젊지만 앨범을 녹음했던 2000년 당시 18세, 19세에 지나지 않았던 이 어린 연주자들은 시종일관 거침없는 연주를 펼친다. 그 질풍노도의 연주가 어린 연주자들이나 첫 앨범을 녹음하는 신인 연주자들에게서 발견되곤 하는 치기로 보여질 위험이 있지만 그 연주들이 트리오라는 틀 안에 안정적으로 머무르고 있다는 점은 이 트리오를 단지 열정만 있는 트리오로 보지 못하게 만든다. 실제 화려한 연주 속에서 서로를 경청하는 모습은 이미 자기 위치를 잡은 다른 성숙한 유럽 트리오와 비교해도 그다지 떨어질 것이 없다. 인상적인 멜로디가 그다지 발견되지 않음에도 귀에 부담이 되지 않은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것도 이런 안정적 트리오의 흐름 때문이다. 과거 심플 어쿠스틱 트리오의 출현에 놀랐던 경험을 다시 하게 해주는 앨범이다.
Numurkah – Joona Toivanen Trio (ÄCT 2000)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