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국의 베이스 연주자 전성식과도 앨범을 녹음했었고 또 한동안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기타 연주자로 관심을 받았던 울프 와케니어스. 그는 명료한 질감의 기타 톤과 단아한 멜로디적인 감각을 지녔다. 이런 그가 키스 자렛의 곡을 연주한다면 어떨까? 지난 2003년 키스 자렛이 스웨덴에서 폴라 프라이즈를 수상할 때 자렛을 위해 연주하면서 그는 키스 자렛의 곡들을 녹음하는 것을 생각했다. 그것이 바로 이번 앨범이 된다. 그런데 수록 곡들을 보면 울프 와케니어스가 키스 자렛의 상당한 팬임을 생각하게 해준다. 솔로는 물론이요. 트리오 퀄텟의 연주 모두를 망라한 곡들이 선곡되어 있으니 말이다. 특히 자렛의 즉흥적인 선율로 채워졌던 <Changeless> 앨범 수록곡 “Dancing”이 연주되었다는 점은 와케니어스가 얼마나 자렛을 좋아하고 또 다 각도에서 그의 음악을 바라보았는지 짐작하게 해준다. 그래서일까? 와케니어스와 함께 하고 있는 라스 다니엘슨(베이스) 몰튼 룬드(드럼)과의 긴밀한 호흡은 게리 피콕, 잭 드조넷과 자렛이 보여주는 호흡 같은 느낌을 준다.
한편 다양한 그 선곡에서 우리가 유난히 좋아하는 “My Song”, 그리고 현재 CD로는 만나기 어려운 “Mon Coeur Est Rouge”등이 수록되어 있어 그 연주의 부드러움만큼이나 큰 기대를 갖게 하는데 그 편곡이 다소 과감한 편이라 원곡의 멜로디가 새로운 악기로 연주되는 정도의 신선함을 기대했을 감상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