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의 제목인 Nordic Meeting은 스웨덴 라디오에서 매년 시행하는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피터 얀손이 6번째 그 수혜자였고 이 앨범이 그 결과다. 이런 재즈 프로젝트는 단지 북유럽의 재즈를 발전을 넘어 북유럽의 전통이 보다 더 가미된 재즈가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앨범에도 민속적인 특징이 부분적으로 드러나는 북유럽적인 사운드에 더 가까운 음악이 담겨있다.
이 앨범에서 얀손은 전체를 조율하는 카리스마를 뒤로 숨긴다. 그것은 베이스라는 악기가 지닌 한계적 특성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참여한 다른 연주자들에게 보다 더 많은 운신의 폭을 제공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대부분의 곡이 포스트 밥적인 분위기를 띄는 확고한 구조를 지니고 있음에도 상당히 자유스러운 모습으로 비추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이들의 솔로 배분이 아주 기막히다. 각 솔로들은 연주상으로는 등가적인 성격을 띄지만 곡 안에서는 한 시퀀스의 교체라 할 만큼 분위기의 변화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 분위기의 변화는 긴장과 이완의 교차를 뜻하는데 그 교차는 마치 한편의 긴박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숨 쉴 여유를 주지 않는다. 이렇게 해서 연주의 분위기는 잼 세션을 유지하면서도 곡 자체는 서사성의 완결을 향해 진행한다.
한편 얀손이 연주하는 베이스의 편재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분위기 지배력이 강한 피아노의 경제적 운용에 신경을 쓴 흔적이 많이 보인다. 대부분의 곡에서 피아노는 극적 분위기의 고조가 필요할 때 그리고 솔로 연주로서 피아노가 필요할 때만 등장한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드럼과 베이스를 기본으로 다른 악기들이 순차적으로 트리오를 형성해 나가는 형식이 되었다.
모든 연주자들이 다 훌륭하지만 그래도 두드러지는 것은 존 셔먼의 연주임을 부인하기는 힘들 것같다. 북유럽 연주자가 아님에도 북유럽 사운드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표현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며 극적인 느낌을 매우 잘 살리는 연주를 펼친다. 그리고 토미 콜러의 피아노도 매우 인상적이다.